<p></p><br /><br />[앵커]<br>아는기자, 아자. 경제산업부 안보겸 기자 나왔습니다. <br><br>Q1. 안 기자, 주말을 지나 오늘까지 이번 화재 영향을 안 받은 국민이 없을 것 같아요. 카카오가 데이터 관리에 소홀했던 건 명백한 사실인 걸로 드러나고 있죠? <br><br>네, 안전 불감증이 만든 명백한 '인재'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. <br> <br>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.<br> <br>바로 인프라 투자 소홀과 매뉴얼 부재입니다. <br><br>먼저 다수의 데이터센터를 두고 여유 용량을 대비해뒀다가 천재지변이 발생하면 재빨리 데이터를 분산 처리하는 이원화 조치가 안 됐습니다. <br> <br>평소 충분한 용량의 인프라를 갖춰 놨어야 했는데 투자를 소홀히 한 겁니다. <br> <br>그다음은 매뉴얼 부재입니다. <br> <br>[양현서 / 카카오 부사장 (어제)] <br>"워낙 예상할 수 없는 그런 사고였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까지는 저희가 그 화재가 나서 서버 전체가 내려가는 이런 부분까지는 조금 대비가 부족했던 게 아닌가." <br> <br>화재부터 해킹, 테러 등 각종 재난 상황에 대한 대응 매뉴얼이 있어야 하는데 아예 없거나 제대로 작동 안 한 겁니다. <br><br>Q2. 그런데 이 큰 기업이 지금까지 자체 데이터 센터가 없다는 사실이 놀라운데요. 온 국민 데이터를 다 가지고 있는데요. <br><br>카카오의 데이터센터는 이번 화재 사고가 난 판교를 포함해 모두 4곳입니다. <br><br>그런데 4곳 모두 다른 업체로부터 시설과 설비를 빌려 쓰는 쉽게 말해 '셋방살이'하는 곳들입니다. <br> <br>아무래도 운영에 제한이 있겠죠. <br> <br>반면 네이버는 임대 데이터센터 5곳뿐 아니라 춘천에 아예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입니다. <br> <br>내년에 세종의 제2 데이터센터까지 가동되면 모두 7곳으로 늘어나게 됩니다. <br><br>카카오도 내년 완공을 목표로 경기도 안산에 첫 자체 데이터 센터를 짓고 있지만 속도가 너무 늦습니다. <br><br>이에 카카오 측은 "2019년부터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했다"며 "그때만 해도 기업 규모가 이렇게 크지 않았다"고 해명했습니다. <br><br>Q3. 그럼 해외 빅테크 기업들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? <br><br>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2년 전부터 부산에 자체 데이터 센터를 짓고 서울-부산 쌍둥이 센터로 운영 중입니다. <br> <br>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 것 기본 중 기본이죠. <br><br>마이크로소프트, 구글 같은 업체들은 전 세계 곳곳에 이런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고 어디에 있는지도 투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. <br> <br>심지어 북극해 차가운 바닷물로 냉각하는 수중 데이터센터까지 공개하고 있습니다. <br><br>또 구글은 재해 상황을 가정한 비상 복구 훈련을 1년에 2번 이상 진행합니다. <br> <br>영상 플랫폼인 넷플릭스 역시 데이터센터가 멈추는 난장판이 된 재난 상황을 가정한 '카오스 몽키'란 모의 훈련을 주기적으로 시행하고, 그 내용도 공개합니다. <br> <br>데이터센터 위치도 못 밝히고 화재는 예상 못 했다는 카카오와는 다른 모습입니다. <br><br>Q4. 이번 일로 더 비판을 받는 게, 보니까 카카오가 진출하지 않은 사업이 없더라. 돈 되는 건 다 건드리고 이런 책임과 기본은 모른 척했다는 거죠. <br><br>맞습니다. <br> <br>메신저인 카카오톡은 물론 카카오뱅크, 카카오게임까지 하고 있는데 심지어 택시와 대리기사 서비스, 미용실 예약, 꽃배달 중개서비스까지 하고 있죠. <br> <br>지난해 6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고, 계열사만 130개가 넘습니다. <br> <br>기본기 투자보다 돈벌이가 우선 아니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. <br> <br>[권헌영 /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] <br>"(데이터 관리에) 적극 투자해야죠. 선제적으로 기술 투자도 하고 자원 투자도 더 하고, 인력 투자도 더 하는, 사회적 책임도 다하는 기업의 자세를 보여야 되기 때문에…" <br><br>Q5. 이번에 피해를 본 국민들이 너무 많은데요. 무료 서비스 이용자들도 보상받을 수 있나요? <br><br>일단 유료 서비스는 약관에 따라 당연히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. <br> <br>다만 무료 서비스 보상은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립니다. <br><br>공짜인 만큼 서비스를 계속 이어갈 의무가 약하고 경쟁사 다른 대안도 있어 받기 어렵다는 쪽, 카카오 사업 모델이 무료로 많은 이용자를 모으면서 시작된 만큼 유사시를 대비하지 않은 책임을 묻을 수 있다는 쪽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.<br><br>Q6. 마지막으로 대통령도 그렇고 독과점을 지적하고 있죠? <br><br>일상 생활뿐 아니라 안보 측면에서도 민간 기업이라고 더는 자율에만 맡길 순 없다고 본 겁니다. <br> <br>국민 5명 중 4명이 쓰고 정부 시스템 안에도 들어와 있는 만큼 서비스 유지와 인프라 투자를 정부가 관리 감독하겠다는 겁니다. <br> <br>이를 위해 재난관리시설로 지정하고 공정위는 올해 안에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심사 지침도 마련할 계획입니다. <br><br>지금까지 아는 기자였습니다.<br><br><br /><br /><br />안보겸 기자 abg@ichannela.com